리얼리스트가 그리는 살인은 국가와 도시를 지배하고 사창가에서 돈을 번 남자들이 호텔, 아파트, 유명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영화배우가 조직의 끄나풀인 그런 세상에서의 일이다. 홀 아래쪽에 있는 멋진 남자가 불법 도박판의 보스인 세계이고 셀러에 밀주를 가득 채워 넣은 판사가, 주머니에 술 한 병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한 사내를 감옥에 보낼 수 있는 세계이다.

 

도시의 시장이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살인을 용인하는 세상. 법과 질서가 말로만 이야기되지 실현은 되지 않기에 마음 놓고 어두운 거리를 걸어 다닐 수도 없는 세상이다. 대낮에 노상강도를 목격해도 그 강도의 친구가 총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또 경찰이 당신의 증언을 싫어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리고 결국 마지막엔 멍청한 배심원들과 정치적인 판사 앞에서 악덕 변호사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공개 법정에서 당신을 모욕하고 비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강도 짓을 신고하기보다는 군중 속으로 재빨리 숨어버리게 되는 그런 세상이다. 이것은 향기로운 세상이 아니지만 바로 당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다. 그리고 강한 정신력으로 냉철하게 세상과 거리를 둘 수 있는 작가라면 매우 흥미롭고 심지어 매혹적으로 그려낼 수도 있는 세상이다.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것이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일로 죽어야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죽음이 우리가 문명이라 불리는 것의 한 산물이라는 점에서 그 살인은 때로 흥미로울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예술이라 불리는 모든 것들에는 구원적인 특질이 있다. 순수한 비극이 구원일 수 있다. 만약 그것이 고도의 비극이라면 말이다. 연민과 아이러니일 수도 있다. 강한 남자의 거친 웃음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비열한 거리를 한 사내는 걸어가야만 한다.

 

 

그 자신은 비열하지 않은, 타락하지도 않았고 두려움도 없는 그런 사내.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 탐정은 바로 그런 사내여야 한다. 그는 영웅이며 모든 것이다. 그는 완성된 사내여야 한다. 그는 보통의 사내이지만 평범한 사내는 아니다. 다소 변색된 표현을 사용하자면 그는 명예를 아는 남자여야 한다. 그는 본능적으로 그리고 필연적으로 그러한 사내다. 그러겠다는 생각도 없고 그래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이야기란 숨은 진실을 찾기 위한 그 사내의 모험이다. 그 일이 모험에 적합한 사람에게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것이 모험이 되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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